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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09) : 모노노케 히메

사라져가는 것들과 영원한 것들에 대한 경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자연에 대해 경외를 품게한다. 인간을 결코 약하게 표현하지 않으면서 자연이 가진 힘에 대해서도 그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쩌면 진정한 자연보호의 길은 자연을 가여이 여기는 것이 아닌 두려움을 품게 만드는게 가장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그 증거로, 원령공주의 시대에서 천년은 흐른 지금도 우리는 자연을 완전히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 작품은 솔직히 말하자면 주술회전이라는 만화때문에 보게되었다. 한캐릭터의 설정에서 오마주가 꽤 보였고 내가 그 캐릭터에게 흥미를 가진게 계기가 되었달까
그리고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나는 경외를 이런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놀랐다. 그전까지는 하울이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중 최고라 여겼는데 이 작품이 단번에 치고 올라왔다.

처음 보면 산, 아시타카, 타타리마을 사람들, 조정 사람들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보면볼수록 동물신들의 대사와 행동이 뇌리에 남는다. 그중 내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건 옷코토누시의 대사였다

모로, 내 일족을 봐라
모두 작아지고 바보가 되어가고 있지
이대로라면 우리는 그저 고기로
인간에게 사냥당해지겠지

시시가미여 나오시오!
그대가 숲의 신이라면
우리 일족을 일으켜 인간을 멸망시키시오!

한가지 놀라웠던건 등장조차 경외로웠던 옷코토누시조차 절대적이지않고 오히려 시시가미라는 대상앞에서는 모두가 신을 대하는 인간과 흡사하게 굴었다는 점이다.

시시가미라는 사슴의 형태지만 사슴만의 신이 아니다.
감독은 게다가 이 대상에 밤이 되면 데이다라봇치라는 다른 모습에 타타리라는 재앙의 모습까지 넣었다. 실제 사슴은 뿔때문인지 고대에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고 밤의 모티브로 보이는 거인의 경우는 일본을 창조했다는 얘기가 있다. 여기에 생과 죽음을 다루는 불사의 존재이기도 하다. 인간이 아무리 거만하게 군들 생사를 관장하는 자연을 감히 이길 수 있단 말인가?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스스로 목적을 가져 행동하지만 결국 그에게 휘말리는 형태로 얘기가 진행된다. 다만 주인공인 산과 아시타카는 다시 시시가미의 머리를 돌려 사태를 해결하고, 타타리 마을의 여자들은 조정에 끝까지 맞서 마을을 지켜낸다.

자연을 지배하거나 이겨내려는 것이 아닌
과오를 되돌리려하고 자신들의 삶에 충실한 모습이
어쩌면 진정으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존중하는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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