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검증은 작품을 제약할 수 없다
이 영화는 실제 로마의 휴일을 쓴 각본가 돌턴 트럼보의 얘기다. 그는 높은 자리에서 영예를 누리고 있을때도 동료들과 노동권을 위해 싸우려했지만, 결국 자신의 행적으로 그는 미국 전역에서 불었던 매카시즘의 희생양이 되었으며 동료들은 그를 외면하거나 손가락질 했고 자신이 먹고 살기위한 수단인 글조차도 이름을 걸고 쓰지 못하게된다.
위기속에서도 트럼보는 변함이 없다. 감옥에 들어가있을때도 그는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
-우린 공산주의자들과 전쟁 중이잖아,
새로운 종류의 전쟁
-존재하지도 않았으니 새롭긴 하지
트럼보가 위기일때마다 등장하는 여배우 헤더는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녀는 트럼보를 짓누르고 비아냥거리려고 하지만 트럼보는 그녀에게 화를 내거나 욕을 하거나 증오를 쏟아내지 않는다. 그저 쓴다. 이름을 바꿔가며 B급 영화사에서 각본을 받아 그의 능력으로 멋진 작품으로 탈바꿈한다. 그곳에서는 트럼보가 누구든 상관하지 않아한다. 그의 글에 매력을 느끼니까
트럼보는 위기속에서 명작을 탄생시킨다
로마의 휴일
더 브레이브 원
슬프게도 지금의 현실에도 작품에는 사상의 검증이 통용되고 있다. 이건 연약한 사람들이 사상에 물들걸 걱정해서일까, 아니면 사상을 핑계로 마음에 안드는 사람들을 무너뜨리고자 함일까? 아직도 스스로 판별하지 못할정도로 모두 어린아이처럼 연약한가?
올바르지 않은 사상은 배제해야하지 않을까?
글쎄, 누가 그걸 판단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제대로 된 세상이라면 어떤 사상이든 사람들이 맹신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보가 부당한 흐름을 견뎌내기위해 선택한 방법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는 가족이었다. 마지막에서야 트럼보의 고독한 싸움은 겨우 인정받게 된다.
바꾸고싶다면 이겨라
여기에서 이긴다는건 투쟁이 아닌
자신의 삶을 지켜가며 버티는 것이다.
어떤 훌륭한 작품도
어떤 뛰어난 사상도
인간존중에서 시작한다.
타인의 삶을 짓밟는걸 쉽게 생각하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지구상에서 가장 운 좋은 불행아였던 그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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