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 시리즈물이 될 조건

이 생각을 하게 된건 우연히 지나가다 본 마블이 망하는 이유라는 포스팅을 보고나서다. 내 의견부터 말하자면 캐릭터 서사가 가벼워진게 문제인듯 싶다.

우선 이 얘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인 ‘어벤져스’ 시리즈를 예시로 들어보겠다. 가장 흥행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대박을 치고 이후 흥행행보가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 부분을 잘봐야하는게 작중 인물들 다수가 각 영화에서 주연을 해먹은 전적이 있는, 결코 조연으로 머무를 역할들은 아니란거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얜 왜 저거밖에 활약을 못하지? 라는 의견은 나올수밖에 없는데, 다수가 주인공이라고 하는 이야기더라도 옴니버스 아닌 이상은 비중이 매력적인 서사를 가진 인물에게 쏠릴 수 밖에 없다.
아이언맨이 그랬듯이.

어벤져스 시리즈의 흥행가도 전에 이 모든건 소니쪽에 판권넘어간 스파이더맨을 제외하면(스파이더맨 트릴로지는 또 이것대로 유명하다)아이언맨, 퍼스트 어벤저, 토르등 히어로 어벤져스 이전 영화가 애시당초 기반을 잘 잡은 덕이다. 이 캐릭터에 매력이 생기니 어벤져스라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것이고, 흥행하자 이후 후속 시리즈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참고로 로키가 1편 악역으로 나오는데, 토르를 보면 로키라는 캐릭터의 종족과 연관된 고립에 대해 동정심이 조금은 들 정도로 잘 표현했다. 난 이 영화의 로키가 가장좋았음)
캡틴아메리카의 시작인 ‘퍼스트 어벤저’의 경우는 당시 옷차림때문에 비웃음을 당하고 시작했는데도 사람들이 생각보다 괜찮다고 평가한 작품임. 난 휴고 위빙(레드 스컬)때문에 봤는데 캡틴 아메리카가 어벤져스에서하는 행동이 이걸보면 더 이해가 된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드러난다. 위에서 말했듯 각자 상당한 비중이 있는 영화주인공들인데, 어벤져스에서는 이미 본인들 서사가 있어서 굳이 서사가 덜어져도 불만은 없다. 문제는 이후 행보인데 이미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각자 은퇴수순을 밟고, 은퇴안한 인물들의 서사는 어거지로 그려지며 다소 깊게 들어가지 못한다. 엔드게임 직전까지 심각했던 서사가 후반에 가서 가벼워지는 느낌. 이때 나온 희생을 생각하면 그 가벼움에 팬이 더 몰입하지 못하는게 정상이 아닌가.

물론 마블도 이를 감안해서 드라마로 다른 히어로 시리즈를 내는 듯 싶지만, 글쎄다…위의 영화들은 영화만 보면되는데 이제는 납득하려면 드라마까지, ott전용으로 결제해서 봐야한다. 팬이야 물론 보겠지만 새로운 시청자가 유입이 될지는 좀 의문이다. 사실 난 닥터스트레인지의 팬인데 2를 봤을때 상당히 실망했고, 이 영화 악역을 이해하려면 완다 비전을 봐야한다길래 봤다. 뭐 신선한 작품이긴한데, 그래서 뭐? 영화가 별로인건 그래봤자 변하지 않는다.

트릴로지를 예로들면 이 부분이 확연해진다. 사람들은 매력적인 서사, 특히나 캐릭터에 애정을 갖게하면 더욱 본다. 다크나이트 이후의 배트맨 행보가 기대되서 다크나이트라이즈를 봤을 것이고, 프로도가 과연 반지를 파괴할 것인지가 궁금해 몇년을 기다려서 영화 3편을 기다려서 다 보는 거란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마블 영화는 어벤져스 시점으로 점점 잘 안보게되었다. 캐릭터와 cg는 화려한데, 서사는 어째 비슷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등장 - 문제발생 - 빌런발생 - 토벌실패(이쯤 한번 아군 희생이 나온다) - 으쌰으쌰 극복 - 전투 - 어영부영끝 - 다음시리즈 쿠키영상(-_-)

물론 이 반복이 어찌보면 전통일수는 있겠는데, 미션임파서블의 경우는 정말 시리즈마다 이걸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한 상황을 잘 빌드업해둔다. 전투가 단순 때려박는 용도가 아닌 머리를 써서 위기까지 돌파해야하는 것이기도 해 이 구조가 쓰이는게 어울리지만, 히어로들이 그렇게까지 디테일이 두드러지게 다르게 싸웠는가를 물어보면 글쎄다? 싶다. 배우만 바뀌는 느낌. 그래서 이후 시리즈에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나 노웨이홈 정도가 재밌다고 생각한다. 예측불가능이라.

이건 디즈니의 논란의 작품 인어공주도 마찬가지다. 닮지않은 배우가 에리얼을 맡은게 문제가 되는건 제쳐두고서라도, 피노키오 시리즈도 그렇고 영화가 30년대, 80-90년대 서사에서 리메이크 된게 전혀없다. Cg만 화려한 여전히 올드한 스토리. 이럴거면 애니를 여러번 보거나 리마스터링해서 다시 내지 왜 만들었냐 싶다.
CG자랑?

캐리비안 시리즈도 계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잭 스패로우라는 인물이 매력적이고 과연 ‘블랙펄’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있었기때문이다. 드라마로 괜시리 서사 분산시키고, 정작 영화에서 캐릭터서사는 빈약하면서 영화가 좋게 평가되길 바라는건 무리수가 아닌가? 요리대회 나온 요리사들도 하나의 요리로 평가받지 어떤 요리사가 제가 식당에서 만든 요리를 보면 이 맛을 알 수 있으실텐데요~ 하고 식당에 찾아오라고 하진 않지않나.

애시당초 이 어벤져스 시리즈 자체가 영화끼리 너무 기대게만든다. 여기서 부족한거 저기서 보세염~ 트릴로지가 각 영화마다 영화 완성도가 부족할것같지만 반지의 제왕이나 다크나이트만 봐도 각각의 영화로서도 마무리가 잘되어있다.
(실상 이쪽도 돈의 논리가 적용되는것 같긴하다. Dc도 그래서 시도하려다 실패한뒤 히어로영화쪽 소식이 없는거고. 아쉽더라도 일단 각각 영화의 성공(특히나 중심인 요즘 배트맨 슈퍼맨 영화는 필수다 그나마 원더우먼은 성공한 케이스였던가)을 노리는 수밖에.)

사실 이게 만화도 적용되긴한다. 개인적으로는 주술도 이 성향이 강하게 보여서 차기작을 그리면 이 설정으로 갈거같긴하다. 이 양반이 어느정도 영향받은 걸로 거의 확신하는 ‘오노 후유미’(실제 잔예단어를 이 사람 소설에서 가져왔다말함)의 십이국기(조복이 절복개념같기도)를 예전에 읽었는데 이쪽도 행방이 묘연한 인물이 뒤에가서 실은 살아있다는 식으로 이어져오기도 하고 이야기가 시리즈물 특성이 강한데, 이것도 내용으로 볼때 각권이 떡밥 자체가 그다지 해결되거나 마무리되는 느낌은 아니다. 이어지는 느낌.

문제는 이 작가와 달리 점프내 입지같은걸 고려할때 과연 이 설정으로 다른 연재를 했을때 반응이 후할까? 가
주목이 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까지 생각하고 이래서 고죠를 행방불명으로 만든건가? 싶기도 하다. 위에서 말했듯 궁금할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 서사가 있다면 사람들은 다시 볼거고, 떡밥도 후속에서 풀리면 당연 엔딩을 신경쓰지 않게된다.
누군가가 과잉해석이냐고 할수도 있을텐데 사실 창작자입장에서는 처음 주인공으로, 그것도 몇번 시도했던 인물을 편집부의견으로 조연으로 돌리는걸 쉽게 납득할리 없다. 고죠가 여태껏 비중이 상당한 것도 앞의 단편들 시도를 보고 납득했던터라…애시당초 보통 단편>장편 돌린 점프작보면 주인공은 변함없음. 그러니 작가도 아쉬운걸테고…사실 시리즈물 자체는 헤이안, 케이초(과거), 주술연(번외), 본편 2부(텐겐쪽 떡밥수습)정도로 중편 연재만해도 성립된다…물론 이걸 총망라해서 장편갈수도 있고 -_-
뭐 결국 이래도 엔딩에서 마음 멀어진 사람들 돌리려면 이거 후속있다 정도의 의견은 시기미정이더라도 표현하는게 맞을듯. 그렇게 회자될정도로 오래 인기를 끈 작품도 아니거니와(헌터헌터 정도는 되야 팬이 남아있을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