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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31) - 동물농장

성실함만으로 제도의 부조리함을 이겨낼 순 없다.

동물들이 운영하는 동물농장은 처음에는 구성원들에게 유토피아같은 곳으로 인식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사회는 자신들이 그토록 혐오한 두다리 동물의 세상과 닮아간다. 마지막에 나폴레옹이 채찍을 드는 모습을 보고 앞의 봉기부분을 다시 읽는다면 기가찰 뿐이다.

이 부조리한 구조는 지배계층인 동물(돼지)과
그들에게 복종하며 사는 동물(개)가 중심으로 이뤄지는 듯 보이지만 실상 그들은 ‘다른 동물의 노동을 착취’하는 것뿐이고 가장 잘하는 일은 공포로 선동하여 진실을 왜곡하며 믿게 만든다.

스노볼은 처음부터 존스와 한패였습니다! 그동안 내내 존스의 간첩이었단 말입니다. 놈이 남기고 간 서류를 통해 모두 증명된 사실입니다.

“난 못 믿겠어.” 그가 말했다. “외양간 전투 때 스노볼은 용감하게 싸웠어. 내가 직접 봤어. 전투 직후에 우리가 스노볼에게 ’1급 동물영웅‘ 칭호를 주지 않았어?”

사람들은 스스로가 개나 돼지인양 착각하지만
그들은 저들이 아닌 희생당하는 복서같은 존재다.

“난 이해를 못 하겠어. 우리 농장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틀림없이 우리가 뭘 잘못했을 거야. 내가 보기에 해결책은 더 열심히 일하는 거야. 지금부터 나는 아침마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날 거야.”

어쨌든 농장은 부유해진 것 같았지만, 동물들은 부유해지지 않았다. 물론 돼지와 개들은 예외였다.

복서는 도살장에 끌려가면서도 마지막까지 나폴레옹을 믿는다. 여기서는 성실하게 일하는 ‘복서’를 어리석게 여기는게 아니라,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맹목적으로 행동하는 노동자에게 간접적으로 문제를 제시한다.

과연 당신이 믿고있는 신념, 지도자가
정말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가?
그의 행동과 말에서 당신은 공동체를 위한 진심을
느낄 수 있는가?
혹은 당신이 차가운 곳에서 배고파할 때
당신이 믿는 지도자가 번지르르한 말이 아닌
배를 채워줄, 혹은 채울 방법을 알려주는 행동양상을
보이는가?

재미있는건 그들이 글을 배우면서까지 세운 7가지의 계율이 권력이 독재화되면서 점점 자신들에게 맞는 해석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지금의 사태와 정말 유사하지 않은가? 법을 멋대로 해석하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농장이 부유해지는 것과 동물들이 부유해지는 것을 구분해준 게 참 마음에 들었다. 나라도 중요하지만 결국 나라가 부강해야하는 이유는 국민에 있으니 말이다. 이미지 메이킹으로 부상하는 K-pop이나 대기업의 성장을 빌미삼아, 업계에서 인권이 무너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현실. 선진국이 된걸 도취할게 아니라 선진국 이면에 가려진 문제를 수습하고 고쳐나가야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적으로 급진적인 발전을 한 모 나라의 착취방식이 여기저기 고착화되어 있는데, 이걸 발전에 먹칠을 한다느니 모른 척 한다. 아이돌 산업의 비인간적인 운영방식은 외신에서 몇번이고 나온 문제인데 국내언론에서는 막상 제대로 보도된 바가 없다.)

딱히 어떤 진영에 국한된 현실은 아니다.
이 모든게 인간이 아닌(인간은 오판하거나 타락할 수 있다)‘행동’에 기준을 삼는다면 구별이 쉬울텐데
언론부터가 특정 인간을 선, 악으로 판단하도록 글을 써서 그런듯. 그것이 스노볼을 반역자로 몰기위해 다양한 비밀서류를 내미는 나폴레옹의 방식과 다를건 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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