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싶어요.
응, 알고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는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이 소설을 읽을 당시에는 너무 역겨워서 읽지 못했는데 이번에 다 읽게되었다.
어느날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작중 상황을 야기한 이유만 제외하면 마치 전쟁이라도 다시 난것처럼 보인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모든 재앙의 근간이 인간에게 있다는 걸 이만큼 잘 묘사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인간의 욕구를 이용해 우위를 점지해 원하는 걸 얻어내고, 짐승만도 못하게 조롱하며 죽음의 휴식조차 명예롭지 못한 - 살고자하는 본성이라는 핑계속에 벌어진 지옥에.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의사의 아내또한 상황에 휘말려 역한 꼴을 보게되고 결국 그녀로 하여금 인간성을 버리게하는 결단까지 하도록한다. 하지만 누가 감히 그녀를 비난할 수 있을까? 이 지옥을 유일하게 보면서도, 양심을 잃지않는 그녀조차 인간성이 끊임없이 시험받고 흔들리는데…
그나마 희망이 제시되는 점은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양심을 지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거다. 이곳에서 나온 작가(아마 주제 사라마구 본인을 투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가 말한 ‘자신을 잃지 말라’는 충고는 이걸 잘 반영한다. 눈이 안보인다면 정말 온전히 알 수 있는건 본인뿐이기 때문이다.
비극속에서 살아남는 인간성이라는 주제는 소설에서 제법 보이지만 왜인지 이 소설은 유독 코로나19때를 떠올리게 한다. 왜일까?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리뷰(24) - 검은 사슴 (0) | 2025.08.31 |
|---|---|
| 책 리뷰(23) - 앵무새 죽이기 (0) | 2025.08.27 |
| 사브리나 읽어봄 (0) | 2025.08.23 |
| 책 리뷰(21) - 전쟁과 평화 (0) | 2025.08.22 |
| 책 리뷰(20) - 백년의 고독 (0) | 2025.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