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계획

036. 비밀 루트


웨어울프의 왕국은 화려함보다는 편의성의 중시되었다. 그들은 숲에 둘러쌓인 동굴길을 주축으로 터전을 조성했다. 거대한 웨어울프들이 지키는 정문을 통괴히면 그들의 거처가 드러났다. 물론 가장 높은 곳에는 그들을 이끄는 바넘일족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원래는 높은 곳에 살다 사냥을 떠나거나 중요한 일을 논의할때만 왕성에서 내려와 백성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마주했다.

그러니 바넘가를 거쳐가려면 인간 성체 수컷을 들고 가야했다 - 크로프는 이 점을 염려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들 백성들 - 웨어울프들은 언제나 굶주려있었다. 물론 위계질서가 잡혀있으니 바넘가의 승인없이 인간에게 달려들지는 않을거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해진 사냥터에서 잡을 수 있는 짐승의 수가 줄고 있었고 배급되는 식량도 한정되어져 겨우 입에 피칠만 할 정도였다.
바넘가의 통치에 감히 누가 반기를 들까? 그러나 강력함과 생존력은 별개의 문제였다. 머물던 땅이 쇠퇴한다면 버리고 떠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 세르덴 바넘은 이런 사안들을 판단내리기에 현명하고 신중했으며 그걸 실행할 힘도 있었다.

그러니 그는 우선 굶주린 백성들의 눈을 돌리고 식량난을 해결하는 방안을 택해야했다. 좁게 본다면 이는 인간에 대한 규제를 약화시켜 그나마 그들의 식량의 확장에 희망를 걸게 만드는 것이었지만 넓게 본다면 그같은 규제를 건 여왕의 권위에 흠집를 내 그대로 끌어내리거나 세력을 약화시켜 다른 숲까지 사냥터를 확장하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본다면 세르덴의 야망을 다 못내다 본것이나 다름이 없다. 세르덴은 어느 시점부터 ‘너머’ 밖의 존재들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부처 스트리트와 교류를 가지는건 인육에 대한 흥미보다 어떻게 인간을 데려오냐는 것이었다. 그 방법만 알면 바깥으로 나가는 것도 가능할 것이며 - 식량의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잘하면 여왕과의 충돌없이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크로프는 세르덴의 강력함을 알고 능력을 알고 있었다. 여왕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걸 믿어 의심치않고 있다 -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세르덴은 충돌을 피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크로프에게 여왕의 영역을 침범한들 식량이 또 떨어진다면 그때는 어찌할 것인가에 대해 되물으며 이유를 설명했다.
배고픈 백성들을 전쟁터로 내모는 것도 성군의 자질은 아니니까.

아! 이 말을 듣고 크로프는 다시금 세르덴을 존경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단순히 탐욕에 이끌려 힘을 휘두르는 웨어울프가 아니다 - 그러니 크로프는 이 인간을 본래의 루트로 데려가 굳이 백성을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부처 스트리트에서 여왕의 눈을 피해쓰는 방법. 그를 만나는 건 정말 찝찝한 일이었지만 눈에 띄지 않게 독대를 하려면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 어느 길이든 숨어들더라도 웨어울프들은 냄새에 민감하니 들키기 마련이다.

황금의 마녀.
그의 힘이 필요하다.
  

'글계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8. 거래  (0) 2025.04.29
037. 황금의 마녀  (0) 2025.04.28
035. 길  (0) 2025.04.26
034. 매저리  (0) 2025.04.25
033. 일레인의 꿈  (0)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