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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인생

세상살이 힘들때 보거나 만지면 안정되는 치유제하나는 꼭 있어야함

짤로 쓸거임

문득 본 만화중에 ‘사랑’서사가 납득가게 그린 작품이 뭐가 있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없는듯. 나름 장르 안가리고 순정부터 다 보긴했는데 원래 파는 캐릭터랑 커플을 따로 보기도 하는 스타일이라

그나마 좋게본게

이거 두개
하나는 이제 유물수준이고 하나는 지금도 나오는중
전자는 BL분류로 보기 쉬운데 의외로 헤테로도 나오고 다양한 인간관계가 나온다. 그냥 이걸보면 동성애든 이성애든 건강하면 다 같은 느낌임. 이걸보고 완벽한 사랑서사는 키스나 어떤 신체적 접촉이 아니라 상대가 힘들때 기대주고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거라는 걸 느꼈음.
그리고 이거 드라마도 웰메이드다 꼭 보는거 추천. 일본에서도 내로라하는 연기자들인데다가 니지시마 히데토시라는 배우는 직접 원작을 읽고 연기해서 전혀 어색하지 않음. 배우들이 캐릭터를 ‘동성애자’로 보는게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 보고 임하는 점이 느껴짐

후자는 사랑이 상처를 보듬는 느낌으로 가서 좋아한다.  단순 청춘연애물에서 나오는 오해나 갈등이 아니라 근본적인 상처를 어루만지는? 이 작가님 펭귄혁명도 연기표현이 좋았는데 요즘 뭐하시나…난 럽코나 순정에서 ‘서브’가 ‘탈락’ 느낌으로 표현되는걸 안좋아한다…이게 무슨 프로듀스101인가? 그게 청춘에서 잠시의 아픔이고 나아가는 건데…이 작품도 그런 느낌으로 잘그림.


소년만화는 얘네둘
사실 점프쪽은 원작에서 사랑을 단순하게 그리는 경향이 많은데(그게 싸움의 행동원리가 되더라도)아카자는 기억을 잃어도 코유키 영향이 있었고 몇백년을 쌓아온 목적을 가장한 저주가 코유키를 기억하며 풀린것, 코유키는 착한애가 지옥까지 갈 각오로 아카자와 함께한 강단부터가.
귀멸에 잠깐 나온 사랑서사는 제법 괜찮았던것 같다. 우타와 요리이치도 잠깐 나온게 좋았고, 우즈이와 히나츠루도 애니로 보니 더 좋았음

헌터는 메르엠 캐릭터가 속이 복잡하니 사랑에 좀더 광활한 의미가 부여될법도 한데, 결국 예전부터 이어온 절대자의 약점이 사랑이라는 것과도 이어지기에 사랑서사라는건 부정할 순 없을듯.

어쨌든 소년만화에서 사랑서사가 맛있는건 강자나 절대자가 사랑을 통해 변모하는 부분이라는 것.(사카모토가 이 공식을 따른다)그런데 이런 서사들의 끝이 하나같이 죽음이다. 강자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살거나 하는건 잘 못본듯? 마지막화에서 이뤄지면서 끝이라는 경우는 봤어도. (사실 어쩔수없긴한게 우즈이처럼 은퇴하는 경우가 그나마 생존루트인데, 최강의 은퇴라는게 보통 악역포지션이면 퇴치이니까 그런게 아닐까. 당장 주인공인 사카모토도 최강에서 은퇴해서 실력이 퇴보된게 나오니까)

이렇다보니 관계성면에서 액션만화는 부각이 힘든게 맞겠지만 최근 본 만화는 아예 사랑의 위대함 자체보다는 자극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부분이 다소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정이나 유대로 상황을 이겨내는 것 자체도 ‘뭔가 남지를’ 않아서 여운이 생각만큼 없음
(오히려 전통적인 클리셰로 그리는 원피스나 요자쿠라가 차라리 신선할 지경)

쓰다보니 느낀건데 불교쪽 세계관이라 그런가 뭔가 죽으면 스토리가 적당히 알아서 되겠지 싶은게 있는것 같다. 가장 자극적인 방법이기도 하고.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저 두 이야기는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잘 표현해서 마음에 드는 것도 있음. 예전에야 주역이 죽어서 충격먹는걸 재미로 이끌었다지만 이제는 식상하지 않나?
심지어 요즘 작품들 초반은 아예 ’죽어서‘ ’어딘가‘를 가지않나ㅋㅋㅋ죽음이 참 쉬워진듯

내가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인 ‘맨 오브 마스크’. 이 작품 끝도 비극이라면 비극인데, 그 엔딩에 대해서 안타깝긴해도 불만을 가진적이 없다. 주인공은 가장 듣고싶은 대답을 들었고 그의 삶은 전쟁으로 죽은거나 다름없을 정도로 비참했기 때문이다. 생에는 어떤 목적이 부여되기 마련이고 그는 그것을 화려한 가면으로 치장하는데,
결국 맨 얼굴을 낼 수 없는건 자신을 드러낼 수 없기때문이다. 물론 살다보면 희망이 있었겠지만 이미 무너진 마음조차 일으킬 수 없는, 전쟁으로 무너진 개인을 표현하는데 더 목적이 있었을테니까.

참고로 이 의견개진은 주술과는 상관이 없다…죽음을 남발하는 쪽에는 불만이 있지만. 그보다도 가장 보고싶었던 개인 서사보다 관계성, 그것도 사랑이라는 관계성만 간접적으로 표현해 겉으로볼때 액션만화에서 풀지못한 떡밥 한가득만 남긴게 빡치는거지. 살다살다 개인과 관계된 부모, 형제 관계성보다 다 쳐내고 사랑으로 엮고 그걸로 뭘 하려는지 인과도 설명안하고 끝난 작품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