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고 애니고 만화고 드라마고 한가지 공통점은
오타쿠가 만족하는 포인트는 제작자의 ’애정‘이 보일때임. 가령 웨스앤더슨의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에 나오는 애쉬의 침대 디자인이 실제 로알드 달의 방에 착안해서 만들어졌다든가…이게 아니어도 이 사람 아트북만 봐도 영화를 사랑하는게 느껴짐. 굳이 의미 따지지않아도 영화를 보는데 행복한 요소는 충분히 갖춰진것.
실제로 이런 작품들이 성공하는 케이스가 많다.
그러니까 이런저런 요소파는 오타쿠이다보니, 한가지만큼은 확실하게 구별이 가능한데 작품을 돈으로보냐 애정으로 보냐의 여부다. 물론 돈버는 수단이라는건 맞으니 조금이라도 수지타산에 맞게하는건 맞지만 그와중에도 신경을 쓰냐 안쓰냐는 확실하게 구분히 가능하다는 것.
가게를 열때와 비슷한데 요리에 자부심을 느껴 손해를 보더라도 고집을 더하는 주방장의 요리가 더 팔릴것이냐, 아니면 가성비 생각해서 적당히 그럴듯한 재료를 넣은 요리가 더 팔릴것이냐 그것도 아니면 주방장이 원래 있던 요리를 재해석해서 내놓은게 더 팔릴것이냐의 문제임. 장기적으로 어느쪽이 더 오래 살아남을지는 훤히 보이는거고.
그래서 ‘원작’을 사랑했다는 핑계도 우스운거다. 왜냐하면 정말 사랑했으면 그런 문제들을 일으키는 것조차 없음. 해석이 조금 다른 경우는 있지만, 그마저도 애정이있다면 작가에게 물어봤을테니 크게 차이가 나지않을거다. 아니 이 경우는 원작자에 대한 ‘예의’로라도 본인 뜻을 굽혀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노력’이라도 하겠지
주술회전 애니 2기가 애니메이션으로 나쁘지않은 동화나 연출이다, 뭐 그렇다치자. 근데 2기 1화에서 느낀게 ‘이 감독은 여기에 왜이리 자아를 투영하지?’ 이게 확 느껴지더라. 그것도 아 나 이작품 좋아가 아니라 철처하게 내방식이 맞다는 느낌의. 이게 작품에 반영된다면 상당히 치명적인게 자기 이외의 것을 ‘무시’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본인 해석이 너무 깊게 자리잡혀서 다른 작품이 된다는 것임. 2차의 사적인 해석이 아니라 무려 ‘공식’을 다는 작품이 말이다.
그리고 이 우려가 아니나다를까 2기방영내내 반영되어 감독이 원작을 애니화시킨게 아닌 원작이라는 주제로 제각기 표현한 조모임과제 총집합같은게 되어버렸다. 회옥절의 사건이 시부야사변의 시작이 됨에도 따로취급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과연 ‘사멸회유’도 그런식으로 다룰지가 의문이다. 회옥절을 유독 애정해서라기에는 애니방영당시 문제있던 성우도 쉬쉬만할뿐 결국 뒤에가서 그대로 내보냈던거 생각하면 그냥 본인들 위주였던거같음.(이 양반이 큰 비중 자체했던 애니메이션은 과감히 성우를 바꾸었음)
1기도 물론 원작과 다르거나 삭제된 연출이 있긴했다. 그럼에도 난 1기나 극장판을 거슬려하지 않는데, 적어도 거기에는 애정이나 원작존중이 보이니까다. 애시당초 인터뷰만 읽더라도 구체적으로 이런이런부분 반영했습니다, 뭐 이렇게 써있어서 와닿았는데 2기는 원작자를 언급했다한들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2기전에도 공백이있더라도 그다지 와닿지않았던건애니제작사에서도 생일일러나 굿즈를 챙겨줄 정도로 작품에 진심이었던 점이다. 이게 극장판까지도 적용되었는데 2기에는 끊기더라. 뭐 여기서부터 뭔가 변화의 기점인지는 이미 확연히 드러나는게 아닌지? 참고로 이 부분은 점프쪽 주술공계가 더 불쾌했던게 특정 인기캐릭은 따박따박 생일 바로 챙기는 주제에 정작 주인공 생일은 당일에 안챙기고 이틀 뒤에나 은근슬쩍 올리더라. 2차 계정들이 챙기는 생일에 공계만 감감무소식, 여러의미로 이해했다.
오죽하면 성우가 한 더 해석이 맞다는 얘기가 있을까. 1기때도 디렉팅에 주의사항 언급했던거 생각하면 그냥 2기 감독이 본인 자아가 강했던게 맞음. 본인은 당장은 돈 벌어서 자기덕같겠지만 나는 이걸 기점으로 이 감독 건 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애니메이션쪽에서도 이름난 거장들마저도 안하는 걸 본인이 뭐라고? 1기가 성공했으니 극장판이 나오고 2기가 확정된건데 이 프로세스조차 무시하는 감독이 만들거래봤자 뻔하기 그지없으니(3기는 이 감독이 하는지 아닌지조차 검색안했다만 부다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물론 2기가 전체가 그랬다는건 아님. 회옥절도 2,3,4는 괜찮은 편이었고 쵸소vs이타도리도 나쁘지않았는데다가 메구미 탈토씬이나 마허라 소환씬은 괜찮았음.그런데 군데군데 좋은것만 볼거면 굳이 ‘감독’이 있을 필요가 있나? 옴니버스식으로 다른 감독이 단편 만드는게 더 나았을텐데? 극장판도 괴리가 있긴했는데 이건 자체해석까지 넣어서 그 괴리가 더 심해짐. 옴니버스는 설령 다른 스토리더라도 정말 잘 만든 작품을 보면 말하고자하는 바나 전체에서 튀지않음. 괜히 조모임 작품집보는 느낌이라고 했겠나?
주술원작의 결말에 본지때보다 너그러워질 수 있었던 것도, 이것이 본인이 원한 결말이 아닌걸 돌려서나마 해명했고 돌이켜보니 작가가 애정담아 그린 요소들이 현 일본의 체제에 대한 의문이기도 해서 쉽지않았을거라는 걸 알았기때문임.
참고로 디즈니것 안보는 이유도 비슷한게 뭔가 소수자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목적의식이나 애정이 전혀 보이지않고 애들하는 인형놀이에 인형 인종만 바꾼 수준으로 구성해놓아 오히려 ‘PC를 끼워넣으니 영화가 망한다’라는 프레임에 근거만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이 논리면 위키드는 왜 호평이 자자할까? 관련 다큐를 보니 배우부터 감독까지 모두가 작품에 애정이 가득해서 내가 다 즐거워지더라. 이러지도 못할거면, 아예 본인 자체 해석을 배제하고 원작을 100%반영하는 프로처럼 표현하든지…
팬이 없는 상태도 아니고 애정이 있는 팬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에서 결다르게 간다고 원작초월 소리를 들을 것 같나? 원작초월이라 하는 작품들은 봐도 애니의 줄기는 원작에 비해 크게 어긋나지도 않음. 원작에서 취약한 부분을 보강해서 원작초월이라고 하는 것임.
아무튼 장사할거면 최소 애정있는 척 성의라도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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