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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새삼 느끼는데


주술이 그래도 대단하긴한게
다시 돌아보니 일본만화 엔딩에서 ‘체제’ 자체는 항상 존속되었던거같음.(그나마 이 부분은 애프터눈 성향 잡지는 덜한느낌)귀멸같은 경우도 뭐 오니를 물리쳐서 평화가 왔지만 크게 바뀌지는 않았고, 블리치도 사신체제도 크게 바뀐 것 없이 유지됨.

주술은 엔딩이 궁극적인 체제가 바뀌지않아서 배드에 가까웠지만, 일단 여성인 마키가 각성해서 집안을 전멸시켰다 자체로 실질적 고산케붕괴를 그렸다는것에서 ‘체제’나 ‘관습’에 문제를 제시했다는게 그나마 나았달까. 그리고 엔딩도 제대로 냈더라면 아마 체제의 붕괴가 핵심이었을 것 같음. 스쿠나나 텐겐이 없어도 궁극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세상… 사실 풀리지않은 떡밥들은 이것과 귀결이 되는데 엔딩마저 그렇게 끝난걸보면 뭐에 가로막혔는지는 충분히 파악이 가능함.

이런 점에서 볼때 원피스도 상당히 아슬아슬할 느낌인것이 해적이라는 체제를 붕괴하는 집단이 임과 오로성이라는 기존권력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특정 부분에서 거스를 확률이 높은데, 그나마 D의 일족이나 루피가 가진 니카특성이 당위성을 부여하고 해방시킨 나라도 초중반에는 ’왕‘이라는 체계자체는 붕괴하지 않음. 그래서 원피스도 이 부분에서 상당히 높게 평가해야하는게 ‘혁명군’ 파트임. 지금 생각해보니 후반에 나온 국민이 혁명군 되고 임에게 개박살나는 왕정이 여러의미였던 것 같음.

결국 오다작가가 넷플을 끼고 뭘한들 이 실질적인 부분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즉 임이 죽어도 체제자체는 뒤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원피스라는 보물이나 오올블루같은 설정을 보면 돌려 표현할 방법은
이미 구상해둔거같음. 그나마 주술보다 나은건 만화나 드라마가 대내외로 히트를 쳐서(특히 해외)이걸 제약하면 문제가 그냥 엔딩을 못낸것 이상으로 공론화할 수 있음

이런 현대사회에서 이런걸 조심하는 이유는 간단함. 일본 정치체계, 헌법1조 생각해보면됨. 만화에 이런것까지 들먹이겠나 싶지만 ‘인기만화’라면 통제하는 입장에서는 들먹여야하는게 맞다. 반대로 생각하면 단순히 재미로보는 만화도 이정도로 제약이 되는데 다른건 얼마나 더 제약이 되겠는가?

문득 생각하니 주술이 스토리가 산으로가도 인기가 크게 줄어들지 않은게 역으로 걸렸을것같다. 고죠에게 꾸준히 언급되었던 ‘미치자네’는 내부체계의 변혁에 실패해서 억울하게 죽었지만 후에 원령으로 나타나 기득권층을 두려움에 떨게했던 존재임. 다시말해 기득권층도 아니었던 인간이 원령이었다가 후에 신이 된거다.(이 인식의 변화자체도 천년가까이 걸린거고)이게 체제를 바꾸는 것과 겹쳐지면 얘네 특성에 제재가 있으면 있지 없을리가 없다.

간혹 검열을 단순히 성적 표현에 국한되어 생각하는데 사실 표현할 요소가 어떤 의도로 강제제약이 되면 그게 검열이 맞다. 일본은 지금까지도 여기에서 결코 자유로운 나라가 아닌게 지금까지 증명되었거니와 그들의
체제에 위기가 갈 상황이면 ‘사회문제’로 주시하기까지 한다. 미국이 일본을 항복시킬 당시에 일왕에게 ‘나는 신의 자손이 아니다’라는 말을 괜히 시작했겠나.

물론 일본 서브컬쳐에서 이에 저항방법은 다양하긴했다. 가령 에바는 충격적인 방법을 강행하기도 했고 나루타루같은건 아예 리셋을 시켜버림. 오히려 과거에는 이런 표현이  허락되고 지금은 안되는건 그만큼 현 체제가 균열이 보이기때문인것 같다. 나는 일본이 윤을 지지힌다는 뉴스를 볼때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밖에 안들었고

뭐 결과적으로 작가가 좋아하는 작품…을 본다면 ‘체제의 변화’자체가 어느정도 있어야 해피엔딩으로 갈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해서, 그것자체가 가로막혔으면 작품에 더이상 손댈수 없을 정도로 좌절할수밖에 없지않나? 싶고. 성향 생각하니 차기작도 간섭이 많을것같은데 그냥 편하게 애프터눈으로 가라;; 싶기도 하다. 여기는 그래도 타파할 방향성이 좀 다양한듯 싶고

아무튼 그래서 실질적 해결이 없거나 고죠의 행방이 다소 오리무중으로 표현된데에 대해서 작가에게 책임이 없다는게 아니라, 작가가 속한 곳의 한계에서도 적용되었을거라는 거다. 261에서 고죠가 한 일이 실제 ‘고산케’에서 곱게 보일리도 없을거고(이름을 3가문으로 바꾸든)이 작품은 뭐 이정도로하나 싶을 정도로 현실적용이 꽤, 리얼하게 되어있었기때문에…너무 미시적으로 남은 것도 결국 거시적인 문제해결을 못그렸기에 남은 문제라면?

결국 가쿠간지의 씁쓸한 표현이나 판다의 행방, 고죠의 실질적 역할(최강의 존재)이 그려지지 않은 것, 고산케의 존속 자체는 아쉽지만 적어도 작가가 막판에 던진 떡밥들은 그것들에 순응하려는 모습을 보이진않음.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고죠가 회옥절에 머무르는 것처럼 해석하는게 참 보기 좋을듯. 결국 미래너머로 가지못하고 천장에 부딪혀 현실에 좌절한 셈이 되니까.

여기까지가 내가 든 의문에 대한 ‘결론’이다. 쌍둥이자매근친스멜까지 낸 작가가 굳이 관계성때문에 엔딩에 좌절했다는게 이상하다 싶었거든. (그랬으면 레옹을 안 언급했겠지)

고죠가 선생이 된 이유는 내부에서 목적을 바꾸려했고, 마키도 비슷하게 내부에서 있을 곳을 위해 당주가 되려했다. 그러나 작가는 마키가 젠인가 전원을 죽이게 만들었고 고죠가 기존 상층부를 전멸시키게 만들었음. 이것부터가 작가는 ‘체제의 문제해결‘도 다룰 셈이었단 소리가 된다.(어째서 죽이는게 해결이라보냐면, 에바로 보면 알 수 있다. 에바의 세계관은 ’생명‘과 직결되기에 체제붕괴가 그만큼 더 힘들었다)

당장 일본 왕실관련 ‘최근’ 얘기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이게 얼마나 용기를 내어 그린건지를.

그러니 모든걸 종합적으로 생각해볼때
내가 왜 이 작가의 좌절에 유독 씁쓸해했는지,
그러면서도 외면할 생각이 들지않았는지가 전부 이해가 되는 것이었다. 일본내에서 드물게 체계내 저항이 아닌 체제까지 포함한 문제를 제시하려했고
(사실 이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제도적 문제를 꼽으면서도 일상에서 ‘견디는’ 형태로밖에 제시못하는 일상만화에서도 자주 봤다. 일상에 초점을 맞추면 좋은 만화인데 그 현실을 생각하면…괜히 킬러만화가 인기 있는게 아니다)
그게 작가가 그리려던 ’미래‘였을 것임.

그러니 차라리 지금은 이 작가가 번돈으로 쉬는게 맞다 생각한다. 몸도 너무 혹사되었고, 주술의 좌절자체는 비웃음을 당한들 언젠가 재평가받을 날도 올거라 생각하기에…당장 사람이 살아야 훗날도 도모할 수 있다.

사실 히로아카도 이게 작용되었을거란 생각을 하고 있음. (‘최강’이 결국 올마이트에서 머무른것)왜 갈수록 이런 제재가 강해지나를 생각해볼때, 강압은 그만큼 체제에 위기가 왔다는 소리임. 인터넷으로 세상을 볼때 의문이 안들수도 없겠지만 문제는 학습된
순응, 국민의 힘이 그렇게 말하는 ‘저래봤자 또 잊고 다시 뽑아준다’가 문제의
핵심임. 친일당 아니랄까봐 이런 부분은 아주 유사하다. 그래서 일본은 체제의 변화가 더욱 갈길이 먼데, 당장 전 총리의 말로를 보고도 별변화가 없잖은가. 그러나 단단한 벽이라고 평생 서있으란 법도 없다. 이런 작품이 나온것부터가 시작이란 소리니까.

이게
비단 주술만 해당 것도 아니다.
원피스도 체제붕괴를 지향하는 부분이 있는데다
(‘혁명군’부터가 이미…)
세계를 아울러서는
이 작품이 다른 점프작보다 더 인기있음.
그러니 아마 이 부분에 상당히 관여할것이고
원피스의 엔딩좌절은 상상이상으로 의문을 제시할거다. 금이 제법갈거라는 소리.

이때는 또 어떻게 막을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안에 무너지면 참 다행이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