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이걸 인지하고 막상 읽어보니
이게 전부인데 어쩌라고가 아니라, 이게 내가 지금 상황에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다쪽에 가까웠고 실제로도 풀 의지가 만만했던 앞쪽권의 행보와 달리 30권은 뭔가 어느시점부터 힘이 턱 빠진 느낌이라(엔딩 납득 안가는 사람은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이해갈듯)안타까움이 더 드는데, 꾸준히 말했듯 ‘일본 만화계’라는 것도 상당히 보수적이여서(어느정도냐면 소위 ‘야한것’자체가 대놓고 셀링포인트로 언급되는 곳)작가가 갈 수 있는 한계가 거기뿐이라면 그걸 억지로 무리시키며 투쟁하라고 할 수 없음. 애시당초 일본의 보통만화에서 나타나는 가치관과 너무 달랐고, 난 그걸 좋아했으니까.
영어배워서 그래픽노블을 내자 보니까 딱 그 감성임.
(닐게이먼 좋아하잖아)
난 오히려 판다가 무지 충격임. 어느정도냐면 고죠때보다도 더(대충 모티브때문에 고죠가 한번은 죽을건 알아서)…얘는 서사도 없는데 결말도 처참하네 그래도 나름 주술 마스코트아니었나…일단 얘의 결말을 보면 작가가 지금 당장은 주술쪽으로 얘기를 더 풀 생각이 없고, 안풀리고 냅둔 설정은 차기작쪽에서 다른 방식으로 풀려나 싶기도 함. 그런데 이런식으로 해두고 뻔뻔하게 장사하는 것도 참…
그러면서도 얘가 유일하게 메구미와 함께 키라키라보시에서 ‘별’에 있었고 똑같이 형제,자매를 상실했다는걸 생각하면…메구미가 잊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은 역시 아닐거같다. 타인을 위해 산다는것 자체가 이 작품 주제와는 멀기도 하고. 돌려생각해보면 작가가 예전부터 꾸준히 말하던 ‘메구미의 결말’을 이런식으로 표현한게 아닐까. 메구미가 자립형 주해라는게 아니라 같은 별의 입장에서? 그래서 굳이 고죠가 당주 대리(고죠가 결말 생각하면 무의미하지 않나 싶고)옷코츠라고 표현한듯
작가가 판다에 꽤 애정을 가졌다는걸 생각하면 이 결말이 작가 심정을 대변하는 느낌이라 충격적이기도 했고 좀 슬펐음. 특히 결국 고산케 체계도 후에 다시 회복해서 남은 느낌이라, 스쿠나 손가락 악습이 사라지지 않은 것까지 포함해 작가가 넘지 못한 관습을 의미하는게 아닐지
아무튼 아픈데도 다른 잡지 표지일러로 착취하고 장사수단으로 단물 쪽빨아먹고 팽하는 점프 심보가 진짜 괘씸하다ㅋㅋㅋ이래놓고 굿즈 사라고 그렇게 들이 밀었단 말이지? 돈과 작품성의 괴리야 뭐 알고는 있었지만 그러면 적어도 작가와의 의리를 지킬 필요는 있지않았나…그건 돈이 안되니까? 현 장르상태에 대해서 불쾌감이 어디서오나 했는데 이거였음. 이걸 고죠 편애라고 하기도 뭐한게 정말 고죠를 애정했으면 작가가 ‘최강’을 적절히 회수할때까지 기다려줬을거고, 이 상태로 끝내는건 그냥 고죠라는 겉껍데기가 인기많으니 얘 이용해서 장르 마지막 단물 쏙 뽑아먹고 버리겠다는 심산임. 존중해줬다면 팬북이라도 내줬겠지
이쯤되니 오기로 후반에 고죠를 안그린것같다.
올해는 체제에 참 많이 지치는 듯. 극우유튜버 믿는 한심한 인간을 아직까지 지켜봐야하는 체제나 도전적인 스토리를 무참히 짓밟는 체제나…그나마 이걸 잘 실행하는 원피스는 워낙 거물에 넷플껴서 다행임ㅎ 헌터헌터나 원피스처럼 잡지판매부수 좌지우지하는 네임드한테는 또 손도 못대는게 여러가지를 의미하는 듯
이왕 엔딩낼거 해피로 가면 어떻겠나 싶지만 작가가 원하는걸 못그린 시점에서 어차피 배드임. 작가가 신경쓴 메구미-고죠 관계가 아예 후반에 대놓고 안나왔다는건 그걸 그릴 수 없었든가 역으로 급하게 끝낼 분량에서 풀정도의 것이 아니었다는 소리임.
29권의 261도 고죠가 돌아오면 무마될 것이었는데 인기캐인 고죠가 훼손된 느낌을 받아서 부랴부랴 끝낸건지 아니면 마음대로 못하는 행보에 빡쳐서 무리수를 둔건지? 어쨌든 나온 설정대로면 육체에 집착하는게 그리 좋은건 아니고 주어진 대로면 육체에 얽매이지도 않을 것임.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있다면 더 그릴 생각은 있는것 같은데 이게 막힌 느낌임. 뭐 실제로 작가중에는 더러 운좋게 이런 기회로 작품을 마무리하고 이어나가는 경우가 있다. 그 기회가 생긴다면 그릴것같긴함. 아니어도 차기작에 못그린 설정이나 세계관을 반영해서 내보낼거같고…그때쯤되면 고죠나 장르도 잠잠해질테니 관여할 거리도 없겠지
내가 그래도 봐온것에서 변절한 작가는 아니었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함. 배신감 자체는 너 왜 메구미 떡밥 안그려라고 말했지만 그전부터 이 결말, 체제가 변한게 없는 힘빠지는 결말이 뭔가 작가답지 않다 생각했는데 글을 읽어보니 아 이 작가를 제대로본건 맞구나 싶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주술회전이라는 장르를 지지한건 메구미 이전에 작가에게 애정이 생겨서임. 일본에서 어려운, 특히나 만화에서 피해가는 것들에 정면으로 도전했고 그 용기를 지지하고 싶어서였음. 변절이 아닌 좌절은 그래도 내가 본게 잘못된게 아니다라는걸 증명해준 셈이고, 이렇게 된 이상 작품과는 별개로 작가의 행보를 응원할 수 있게 되었음.
이제 남들이 뭐라 욕하든,
눈앞에서 주술 좋아하세요? 엔딩 별로였잖아
라고 말하면
네 좋아합니다.
그래도 제가 아는 일본만화중에 꽤 도전적인 작품이었어요 작가가 꽤 깨어있는 사고를 가졌거든요
덕분에 좋은 작품도 많이 알았고.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지.
장르덕질은 끝났지만
고죠-메구미쪽 관계는 앞으로도 좋아할거같다
만화가의 시작초반부터 밀어온 것을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감출정도로
얼마나 아끼고 있나 이제 알았기에
*장르언급은 이제 이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끝
*메구미 떡밥 자체가 아예
나오지못한건 그게 작가가 여태까지 빌드업 쌓아온 차별, 억압을 전부 드러내는 총본산이어서 그런듯. 실제로 군데군데 언급한 내용이 사멸회유 포함 메구미, 젠인가와 깊게 연관되어 있음. 게다가 이것에 심기를 건드리게되는 세력도 기득권층 위주고
(스모판에서 비상식적 차별이 통용되는게 현실임)
+ 조회수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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