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음.
예전에 어떤 영상을 봤는데 아랍권 국가에서 택시기사를 인터뷰하는데 아주 뿌듯하게 ‘3년전부터 여자도 운전할 수 있어요!’ 라고 하더라. 난 이 장면이 지금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충격인데, 굳이 인상깊은걸 꼽는다면 그걸 자랑스럽게 말하는 남자의 태도였다.
주술을 중반부터 판 팬이지만 인기가 생기면서 들려오는 얘기들은 그다지 좋지 못한편, 비아냥에 가까운 편에 속했다. 이게 왜 이럴까 생각을 해보니, 반대로 내가 좋아하는 이유들을 떠올리면 되겠더라. 체제의 적극적 반발, 그리고 그 체제들이 지금의 일본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특히 고산케, 스모, 사법체계같은건 진짜 유명한 고질적인 문제고, 여성인권운동도 세계에서 난리날때 힘을 발휘하는게 버거웠던 것으로 안다. 미군이 일본을 쳐들어오는 것도 ‘전범국’이었던 얘네들은 피해자로 스스로를 생각하는데(물론 윤리적 문제가 있어야하는건 맞다. 그런데 문제는 일방적인 피해자로 생각한다는 것임)그게 꽤 불편했을 것 같다…
그래서 완결이 나서 찬찬히 보니 가벼이 넘기면 안되는 주제들로 점철되어있으니 이게 기존 ‘보수’ 끝판인 일본사회, 특히나 읽는 사람 파이가 많은 점프쪽에서는 말안해도 상당히 거슬렸을게 보이지 않는가?
하다못해 이분야에서는 일본보다 그나마 나은 한국도 특정 지역에서 시위참여했다고 시장이 가수의 콘서트를 일방적으로 취소시키는 일이 일어나는데?
나는 오다작가가 작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할때 참 고마웠다. 그도그럴게 다른 작가들은 내용으로 헐뜯기 일쑤였으니까(파쿠리야 오마주 인용이 기분나쁠 수 있으니 이해해도, 네기마 작가는 딱 본인만화 수준으로 화내더라). ‘원피스’는 방대한 장르에 이미 종족의 이해가 반영되어있어 그가 얼마나 넓은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강한 여캐가 나오지 않는건 좀 아쉽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전적이니…
본인의 작품취향도 일본에서는 그리 힘못내는 할리우드 장르인걸 고려하면(기예르모 델 토로도 차별에 대해서 인상깊게 표현하는 감독이고)확실히 점프취향은 아니다. 헌터헌터스러운 것도 그나마 헌터헌터가 이 취향에 근접하기 때문일거고…그러나 헌터헌터가 min이 아닌 max였다는게 문제였던거다.
여튼 그런부분에서는 상당히 도전적인 작품이라 참 많이 기대했다. 그런데 인기가 많아도 생각보다 가로 막히는게 많았나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을거다. 우리나라도 딱히 자유롭지는 않고…(그나마 미국이 자유롭다한들 갈등이 사라진것도 아님)그럼 남은건 이런 작품의 ‘좌절’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까이다.
씁쓸하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다. 다만, 언젠가 문제가 생긴다면 아무리 숨긴들 이런 불만들은 조만간 터진다. 한류가 예전과 달리 지금 일본사회에서 ‘사회문제’로 여기는 이유는 과거처럼 아래로 두고싶은데 젊은 세대들이 한류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과연 망한 엔딩으로만 이걸 받아들여야할까? 이 결말자체가 일본 사회에 주는 메시지로 봐야하는게 아닐까.
모든것이 평화롭다고 사회가 썩지않은 것일까? 봐라, 재미로 보는 만화로도, 농담으로도 깰 수없을 만큼 저 벽은 단단하다. 금이라도 갔을까? 나는 결국 저 벽을 깰 수 없었다며 비아냥 거려야할까? 아니면 그 미숙함과 좌절마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할까.
한가지 확실한건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은 이 좌절에 내심 안도할거라는 거다. 그들이 불편하지 않은 결말에. 그러나 문제라는건 드러나면 이제 시작일뿐이다. 왜 우리의 비폭력적인 시위를 일본과 북한은 불편해할까?
+
그러고보니 그동안 잊었는데 애시당초 저 나라는 자기나라 까는 미국애니메이션(사우스파크, 심슨) 더빙해올때도 그 에피만 빼는 나라였네 놀랍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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