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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캐릭터의 열린 결말


좋은 예가 소울의 조 가드너고
나쁜 예가 주술회전의 고죠 사토루임.

소울의 조 가드너는 적어도 돌아간다는걸 보여줬고
마지막에 그가 재즈연주자의 삶을 택할지
아니면 학교로 돌아가 선생이 되는지의 여부는
어느쪽으로 결정되어도 상관없게 만든다
어느쪽이든 그인건 변함없으니까

반면 주술회전의 고죠는 작가 본인이
‘최강’, ‘앞으로의 이야기‘, ‘모티브’ 등으로
너무나도 미래에 머물것같이 만들었음.
심지어 이게 완결나기직전 기가점프에서도 강조되고
그걸 읽었던 사람들의 감상은 고죠가 살아돌아올지도 모르겠다는 거였음.

여전히 고죠에 관해서는 작가가 결말을 오픈 엔딩으로
두었다는 입장임. 남으로 타이틀을 쓰고 눈오는 배경을
26권 표지로 삼은 것까지 포함해서.
그런데 이게 고죠라는 캐릭터의 비중에 걸맞는
마무리냐, 싶으면 전혀 아님.
등장을 기대했던 이유자체가 퇴장한 캐릭터답지않게
하도 뒤에서 언급된것도 있었고.
특히나 고죠는 ‘죽어서도 이긴다’라는걸 스스로 말했는데 대체 ‘최강’ 캐릭터가 ‘제자들’이 대신해서 이기는걸 누가 죽어서도 이긴다고 보나? 이 논리면 번트가지고 뭐라한것 자체가 모순임.

직전 완결난 히로아카와 달리 이 작품은 엔딩카운트가 들어갈때 다들 의아하다는 반응이었음. 그도그럴게 제대로 떡밥을 푼게 없었거든. 마지막까지 고산케, 텐겐, 켄자쿠, 스쿠나가 다 따로논다. 오픈 엔딩이라는건 자고로 앞의 서사나 떡밥은 확실히 정리되고 그것이 중심이 되니 굳이 그에 대한 마무리를 안하는 것으로도 의미는 충분히 전달된다는 건데 이 작품은 앞의 내용도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저런 결말을 내버리면 뭐 어쩌자는 건가 싶다.

작품이 완결나면 곱씹으며 좋았던걸 추억하는게 좋은데 이 작품은 아무리 생각해도 후반 행적이 납득안가는것 투성이라 도저히 못보겠다. 오죽했으면 윗선과 충돌이 난게 아닐까 싶기까지한데, 실제로 이런 케이스들이 인기여부와 달리 좀 있기도 하고(호에로펜에 이런 에피 나온다)히로아카가 팬북이나 이것저것 나오는 것과 달리 주술의 마지막이 좀 초라한점까지 포함해서 - 무엇보다 이 작가가 ‘재미있다’고 말한것과 달리 결말은 시시하고 풀린것도 없었음. 성향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이럴거면 샤먼킹이나 따따베마냥 막장엔딩을 냈음 독자가 인식하지 않았을까? 작가의 자존심을 어느정도 타협한 느낌이 들었는데 작품으로 드러나듯 결과적으로 그것이 결국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죽인 셈이됨.
그도그럴게, 앞에서 질질 끈것치고 주역이 다시 돌아오는서사가 고작 1화내에 풀리는게 만화 좀 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 알 수 있음. 심지어 이 작가 만화나 애니본 오타쿠인데다가 엑스트라급 조연인 히구루마나 타카바도 비중있게 다뤘음. 이 비중이면 조연도 그정도는 풀겠거니 했거든?
뒤에서 직전 짤렸다면 다 말이 되는 소리임. 카모가 가족만나는 걸 그렸을 정도인데 노바라가 사오리나 후미만나는걸 생략한 것도 말이 안되고

여지를 둔 것 자체가 다른 작품마냥 다시 기회가 생길때 수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소린데(그도그럴게 몸 문제면 체인소맨처럼 푹쉬고 2부연재하는 방향도 있고)이걸보면 그냥 연중을 하는 편이 차라리 낫겠다 싶다. 뭐 나야 작품이 아쉬운거고 그쪽은 밥벌이 문제니 쉽게 말할건 아니겠다만.

작가들이 원피스나 헌헌 작가마냥 인기생기면 전부 특혜누린다고 생각하는 것도 좀 고쳐야겠음. 그도그럴게 최근 애니화된 기대된 작품이 있었는데 이쪽은 또 애니제작진과 불화가 있는건지 편집부가 불화가 있는건지 물들어오는 이때에 연재 중단 선언…자기 작품을 연재되기 전부터 얼마나 사랑해왔는지 보여왔던 작가라, 그 결정에 아쉬운 소리를 할 수 없음. 다만 애정이 있는 자기작품을 절필할 정도라면 그만큼 내가 모르는 업계제약이 많긴한가보다. 운좋게 자기 작품이 족족 맞아들어가는 작가도 있지만(아카사카 아카였나)아닌 작가가 더 많겠지

사실 일본사회 자체가 그놈의 암묵적 룰이 까다롭게 적용되기도하니(이래서 일본 오피스물을 못본다 그나마 보는게 프리랜서인 고로가 나오는 고독한 미식가나 대하 드라마)‘재미있기만 하면 그만’이 얼마나 어려울지는 내 상상이상이겠지. 그도그럴게 작가취향인 작품도 대부분 그런 제약에서 좀 더 자유로웠던 90년대니까.

그래서 곰곰이 생각할때 그나마 납득가는게 주술회전이란 작품은 열린 엔딩이 아닌, 거의 연중으로 보는게 맞다는 의견이다. 작가가 머리굴려 이리돌리고 저리돌려 결말을 낸거지만 이게 정말 원하는 결말이면 이리 엉성할수가 없음. 뭔가 있을것처럼 말한것들도 낚시라기에는 다소 스토리의 중심이기도 했고, 작가 본인이 원했던 기간보다 더 길게 끌면서도 결국 말했던걸 못지키는 걸 보면 꽤나 휘둘렀다는 결론밖에 안나옴. 이 엔딩은 다소 소극적인 반항이고, 여기서 더 어긋나면 연중이나 뭐 막장엔딩이었겠지

특히나 주술 떴을때 같은 만화가가 뭐라하는 것도 종종 들어서 그 업계에서 더 버티기 힘들었을것같음

위에서 말했듯 저 작가가 연재한 잡지는 비교적 개방적인데도 저정돈데 하물며 보수적 끝판왕인 점프야…웃긴건 점프는 고등학생 알몸노출씬 나오는 작품도 잘만 연재되었다는 거다. 성에 개방적인 척하지만 그게 특정부분만 나오는걸(보통 여자는 야한개그고 남자는 시모네타 동반한 장난)과연 개방적이라 할 수 있을지? 보수적이라는건 청교도적 사고가 아니라 기존것을 옹호하고 유지하려는 사고를 말함. 그러니까 일본이 성에 개방적이다라는 것도 이런걸 보면 모순된 표현이 맞음.
차라리 자기들이 내세우는 것처럼 ‘소년’이 보는거라
저런 야한개그를 전부 검열하면 어린이잡지니까 ㅇㅇ 라고 이해해줬겠지만 지금 점프는 킬러들이 날뛰고 있지?

개인적으로는 주술판권 가져와서 애프터눈에서 원하는 얘기를 했으면 싶지만 돈에 미친 점프가 그럴리가ㅋㅋㅋ아마 엔딩저렇게 내게 만들고 작가만 욕먹게한다음 있는 일러로 굿즈나 왕창뽑아 돈 뽑을때까지 뽑겠지
상식적으로 고죠가 돌아오는 느낌이 아닌데 카운트를 고죠 이미지로 ‘굳이’ 쓴것만으로도 알 수 있음. 2015년때 설정을 못버릴정도로 진심이니 차기작도 영향이 있을것같고

누가 그걸 점프가 고죠를 사랑한다고 했는데, 정말 사랑하면 제대로 서사 마무리할때까지 기다려줬겠지. 일러만 고죠로 뽑고 굿즈도 고죠로 뽑는건 ‘돈이 되니까’ 그 이유 말고는 없음. ‘육안’도 안풀린데서 얘네는 고죠서사 알바아님. ㅇㅋ?

일본만화의 퇴보야 알바아닌데, 점프만화가 어지간하면 다시 정주행해도 재미있을때가 언제로 끝났는지? 원피스야 그나마 넷플릭스 AT필드(ㅋㅋㅋ)가 있고 헌헌작가야 욕먹을 각오로 담판을 지어놔서 작가 건강만 신경쓰면 되지만…최근 점프작들, 그럴싸한 작품이 없어서 작가를 욕하게되지만 기대작인 사카모토데이즈나 순위로 컷당한 작품 몇개도 더 연재시켰으면, 편집자가 관여를 했으면 중박이상 칠 작품 충분히 있었음. 하다못해 트위터에서 본인이 연재하는 작품도 흥미로운게 제법 있는데 그걸 가져올 생각도 하지 못하는게 현 점프를 자초한게 작가가 아닌 편집부, 혹은 내부관행때문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뭐 이건 비단 점프만의 문제는 아니다. 소위 이세계물도 타이틀빼고보면 개성이 있는 작품들이 꽤 있는데 굳이 거기에 이세계, 악역영애를 붙이는게 작가의 의도일까? 세상이 바뀌면 관행도 바뀌어야지 애꿎는 젊은 작가들만 갈려나가는게 말이 되나. 편집부가 옳았다면 예전처럼 재미있는 작품들이 더 많았겠지

+++

소울을 보다 문득 ‘대단한 삶이 아니어도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주제가 주술에도 나왔는데(265)그것과 달리 이건 왜 이렇게 납득이 갈까? 를 생각해보다 결국 애매한 결말의 작품을 내버린 작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글을 적는다.

아무튼 소울감상.
이래서 픽사의 명작이라는거구나 싶더라. 그런데 픽사도 점점 꿈보다는 위로를 다루는 추세인가 싶기도하다. 소울이나 코코는 그나마 꿈에도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게 더 먹히는 세상이 되었다는 얘기기도 해서 뭔가 안타까웠다.
불황인 경제보단 그만큼 잣대로 들이대는게 많아졌단 소리니까. 인터넷으로 여러사람의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게되어 더 그런걸까?

예전 누군가 꿈을 쫓는 사람을 띄우느라 현실에 충실한 삶을 평범한 것으로 치부하는 영화에 대해 비판하는걸 본적이 있는데 이 의견도 어느정도 맞다고본다. 사람들의 꿈은 저마다 다르니까…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안주한다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꿈을 선택했다고 봐야겠지. 랩퍼가 꿈인 사람이 있는가하면 나에게 랩퍼는 꿈이 아닐테니까.
결국 소울이 말하는건 삶 그자체에 꿈과 그것을 이루기위해 현실을 살아간 노력이 둘다 있는 것이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고 그게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면 어느쪽도 아닌 셈이다. 굳이 따지자면 이 영화의 교훈으로 지양해야할 삶은 ’이대로면 죽을것같다‘는 피폐함이 아닐지.

그리고 이 영화에서 그려진 도시의 색감이 ‘재즈’를 생각나게 만드는 거리라 참 좋았다.

픽사영화중에는 뭐…Top5 안에는 들것같다
(토이스토리3, 업, 라따뚜이, 코코, 소울)
요즘 픽사것도 보긴봤는데 취향은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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