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카라마조프가 아닙니까
그래도 이번년도에 읽고싶은 책은 다 읽었다.
그중 모비딕, 총균쇠도 있는데 이것도 차차리뷰할듯
가장 마음에 들었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먼저 쓴다.
이 책을 읽고 우선 놀랐던 점은
종교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단순히 종교의 의미를 신을 믿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인간이 만든 선과 악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표현했고 - 사실 악이라는건 그리 검지않기때문에
우리는 이에 많은 혼동을 하며 때로는 선으로 착각하기까지 하니까 - 그리고 그 갈등의 기반이 되는 인간다운 감정을 통해 이를 풀어내었다.
작중 때로는 가장 이성적일것같던 인물이
실은 그 속에 질투를 품고 있으며, 가장 똑똑할것 같은 인물이 무시해오던 인물에게 우롱당해 내적갈등이 휩싸인다. 놀랍게도 이는 우리 삶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조시마 장로의 결말과 그를 둘러싼 알렉세이의 내적 갈등이 표현된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과연 진정한 신앙은 무엇일까에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데, 현실에서도 일어난 종교 내부에서 일어나는 더러운 일들이 종교를 너무 신성시했기에 벌어지는 일이 아닐까라는 의문마저 생겼다. 정말 현명한 이라면 조시마 장로가 살아온 길로 그를 평가하겠지만 아쉽게도 세상에는 ‘보아야만 믿는 사람’이 너무 많다.
현실에서 돈은 필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그것을 가치있게 여겨, 그것으로 관계가 옭아매여질때 겪는 비극을 우리는 너무 많이본다. 때론 비극을 통해 신을 부정하지만, 정말 신이 이 모든 것에 관여했는가?에 대해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마저도 인간이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서 본, 신이 관여한게 아닐까.
하지만 단언컨대, 지금까지 읽은 글들중에 가장 종교적 통찰이 와닿았다. 상상한대로 매력적인 형제들의 얘기이나 그 갈등의 핵심이 좀더 심오하고 나아가 스스로의 탄생과 얽힌 비극에 발버둥치고 있다는 점에서, 작중 나온 말대로 어디에서나 ‘카라마조프’는 존재하는게 아닐지.
종교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읽으면 공감을 많이할 소설같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등장인물간의 갈등을 다룬 소설중에는 염상섭의 ‘삼대’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쪽은 종교와는 관련이 없지만)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차피 전체를 대변할 작품은 (0) | 2024.12.25 |
---|---|
책 리뷰(03) - 총,균,쇠 (0) | 2024.12.19 |
책 리뷰(02) - 모비 딕 (0) | 2024.12.18 |
최근 글읽으면서 생각했는데 (0) | 2024.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