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45) - 어느 더블린 사람에 대한 일대기

인생에는 언제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함께 따라다닌다.

율리시스를 읽었을 때 느낀 점은
이 작가는 자신의 땅을 사랑한다는 거였다.
이 사랑이 단순히 젊은 날의 눈부심과 싱그러움에 가깝다면 그건 오히려 일시적이었을 것이다. 사실 사랑을 하는데에는 기쁨도 존재하고 분노도 일깨우며 슬픔을 머금고 고통을 이겨내야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그의 부인 노라가 조이스의 이탈에도
아무 이유도 따지지않고 꾸준히 사랑했던 것처럼 밀이다.

평전은 보통 작가에게 집중해 그를 위해 쓰이거나 그려지는데, 이 작품은 작가와 주변의 관계를 잘 그려내고 있다. 몇몇 경우에 ‘제임스 조이스’ 그 자체가 신격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야말로 더블린 출식의 작가로 마치 그가 쓴 ’더블린 사람들‘처럼 이야기의 한 등장인물만을 차지할 뿐이다. 이런 표현이 작가가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제임스 조이스’를 사랑한다면 이 작품을 읽은 걸 추천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이해하고 싶다거나 평가에 상관없이 알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책 같다. 여기 나온 제임스 조이스가 한 인간으로본보기로 삼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니 장예모의 ‘인생’이 떠오른다(중국 영화중에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고 제일 충격에 남은 영화다). 인생의 어떤 면은 한없이 끔찍한데, 그로 인해 새로운 인연을 만나거나 길이 열리는 경우도 있다. 또 행복이 오면 소중했던 것을 경시하기도 한다. 제임스 조이스가 교회가 아닌 신앙의 본질을 봤더라면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를 일이겠다.

율리시스라는 작품은 제임스 조이스의 역작으로 대표되는데 이 작품이 출판되기 전까지(정말 여러번 거절 당했더라)겪었던 수많은 고난보다 인상깊었던 건 세상에 드러날 수 있게했던 세명의 여성(아내인 노라(꽤 오랜 나이까지 사실혼 관계였다), 출판업자 위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사장인 비치)이었다. 나는 이 작품을 읽고 이 세명의 여성이 대단하다 느꼈다. 그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그들에게 감사하고 있지 않을까.

작가를 신성화하지 않기에 오히려 정감이 가고 더 이해할 수 있게 만든 책이 아닐까 싶다. 근래 읽은 평전 중에서는 가장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니 ‘피네간의 경야’를 읽고 싶어졌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안에 읽을 책 ㅁㅁ  (0) 2025.12.22
책 리뷰(46) - 무기여, 잘있거라  (0) 2025.12.19
올해 독서는 특별했던게  (0) 2025.12.14
헤밍웨이 미발표 글 실렸대서  (0) 2025.12.06
예의와 존중  (0) 202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