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은 과거이고 지구는 현재이고 달은 미래다
인생은 거대한 대작이고 그 속에는 해피엔딩과 배드엔딩, 예기치 못한 만남과 이별이 있으며 누구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포그의 이야기는 ‘신의 원대한 계획’을 생각나게 만들기도 한다. 사실 읽다보며 생각이 든건 포그는 운이 좋은편에 속하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포그같은 인물이 있다고 한들 누가 그를 아무런 편견없이 받아들여줄 것이고 일어날때까지 기다려줄 것인가. 당장에 과하게 쏟아지는 매체들은 특정한 하나의 잘못으로 사람을 죽기직전까지 몰아붙이고 그제서야 그 선택을 스스로할때 기다렸다는 듯 비난을 다른데로 돌린다. 언론의 순기능은 어느새 개구리에게 여러 돌을 던지는 작용에 그치는 일밖에 하지 못한다.
우리는 경쟁사회라는 말만큼 인생이란 되돌릴 수 없다는 말도 듣지만 그럼에도 남들과 같은 삶, 뒤지지않는 삶을 위해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제 세상에는 이같은 인간다움은 사치로 규정되며 화려한 무생물만이 가치 있게 여겨지고 있다. 일전 ‘블랙 팬서’의 배우가 투병으로 죽었을때, 나는 진정한 팬이라면 그의 죽음을 애도할 것이라 여겼으나 적지않게 동의하던 의견 중 하나가 ‘병에 차도가 없었다면 계약을 포기하는 게 옳지 않았나’ 라는 것이었다. 기가 찼다. 누가 스스로가 죽을걸 생각하며 살아간단 말인가.
그렇게 말하면서 말로는 병든 사회를 비관한다. 스스로가 병들었음에도 - 병을 일으키는건 전체가 아닌 세포다. 냉정하게 말하건데 병든 말이 병든 자아를 만들고 나아가 병든 사회를 만든다.
이제 진정한 판타지를 그려버린 이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 포그를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다. 인간은 아무리 잘나도 어느 순간은 고꾸라질 수 있기 마련이며 관계는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누구의 인생도 타인의 인생을 실패한 것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조리돌림하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한때는 위대한 화가였으나 지금은 ‘보는 것’조차 누군가에 의지하는 부자유스러운 노인이 된 에핑조차도 - 그를 갖가지 사회적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겠으나 - 그저 한 인생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노인의 인생은 소설에서 꽤 큰 비중을 자치해도 나쁘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인 프렌치 디스패치에 나온 명대사처럼 - 결국 함께 살아가야하는 세상이다. 남을 비난할 정도로 시간이 넘쳐흐른다면 제발 자신에게 더 관심을 가지든, 아니면 남을 돕든가해라. 입에 올리는 말들은 남에게 일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경에서도 말하길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 자만 돌을 던지라’ 말하지 않던가.
태양의 밑, 지구의 위, 달의 밑에 사는 한은
누구도 당신을 비아냥거릴 자격은 없다.
당신의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쓰여질 것이니
스스로 부디 책을 덮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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