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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계획

004. 폭풍전야

‘참 이상한 남자야.‘

일레인은 남자를 우선 내보냈다. 자신의 외조모를 아는 것이 신경쓰였지만, 모든 상식에 기반해 생각했을때 그가 외부인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었다. 이까짓 작은 서안에서 숨은 삐쩍마른 70대의 노인이라면 자신 혼자서도 무리없이 저지할 수 있을테니까.

-로드모어씨? 그 남자는 내보냈습니다. 그러니까 걱정하지말고 나오세요.

쿠다당! 콰당!

소리가 닿는 곳으로 향해도 물건의 파편만이 튀어있을뿐 로드모어의 모습은 보이지않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남자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가 정말 살인자라면?

애시당초 경찰로서, 살인자라면 방치할 수 없게된다. 당장 오겠다면 병동에서 아무런 소식도 없는 것도 수상하다. 아니, 이쯤되니 바깥으로 내보낸 남자가 도리어 위험인물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일단 로드모어씨를 찾아야해…

서에서 가장 높고 막다른 곳에 도달했을때 드디어 소리가 멈췄다. 일레인은 도주로를 막고, 큰소리로 말했다.

-로드모어씨, 제대로 응해주시면 집에 돌려보내 드리겠습니다. 자, 이쪽으로 오세요.

청소도구가 쏟아지는 소리가 다시 들렸다.한번이라도 로드모어가 모습만 드러낸다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 그러나 어째서인지 우위를 차지하면서 오히려 남자가 지적했던, 잊으려했던 생각들이 그녀의 뇌안에 가득찼다.

-왜…일부러 위치를 알려가며 이동했지?
-만약 로드모어가 정말 살인자라면? 그게 아니어도 공격적인 성향을 가져서 흉기를 쥐었다면?

그리고 생각이 끝난 순간 -
일레인이 마주한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로드모어의 흉측한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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