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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03) :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인간이 되고싶었던 나무인형의 삶

기예르모 감독을 처음 알게된건 판의 미로였다. 당시 그 영화의 홍보방식이 ‘나니야연대기와 같다’는 방식이었고 그때문에 평가가 낮았던걸로 안다. 기예르모 감독의 기괴한 판타지에는 현실에서도 어두운 진실들이 꽤 드러난다.

디즈니의 피노키오와 다르게 이 피노키오는 정말 예전 어딘가에서 존재했었을것만 같다. 그도그럴게 이 피노키오는 정말 여러면에서 아이같기 때문이다. 따뜻한 체온을 가진 아이들처럼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싶어하고 조심성이 결여되었으며 호기심이 넘친다. 만일 피노키오가 사람답지 않았더라면 제페토도 그정도로 화를 내지 않았을까?


위에서 말한것처럼 이 영화에서도 기예르모 특유의 어두운 현실에 대해서 꽤 적나라하게 비춰진다. 꽤 시대가 지난 일임에도 지금과 아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 씁쓸할 뿐이다. 여기서 나온 시장과 아들의 관계는 나무인형과 장인의 관계보다 더 차갑다.

그럼 이 영화는 마지막까지 인간다웠던 피노키오에 대해서 뭐라 표현하고 싶었던걸까? 나무인형임에도 피노키오는 이 이상 인간다울 수 없고, 오히려 사람은 잔인하게 어린아이를 희생해가며 인간답지않은 행동을 보인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피노키오에게 마법같은 일은 그다지 일어나지 않는다.

피노키오를 인간으로 만든건 그가 겪은 경험, 자신의 주변사람들을 위한 사랑이다. 그거야말로 정말 마법같은 일이 아닐까.

기예르모 감독의 작품도 좋아하지만 제법 잔인한게 많달까…영화 취향을 보면 알겠지만 공포는 취향이 아니라 그리 볼 수 있는게 많지않다. 그래도 판의 미로나 셰이프 오브 워터는 재미있게 봤고 호기심의 방은 1화부터 흥미를 이끈다.

넷플이 있다면 제작다큐도 꼭 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스톱모션 애니메이터들을 10점만점에 7점을 무조건 줘야할 정도로 높게 사는데 정말 그들 모두가 제페토나 다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