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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존 오브 인터레스트 - 부당함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때

추악한 아름다움만큼 공포스러운 건 없다.

그림같은 집
자신의 일과 가정 모두에 충직한 남편
아이들을 사랑하고 남편의 일에 관여하지않고
가정을 돌보는 아내
넓은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
잡음없이 흘러가는 일상
어찌보면 우리가 가장 아름답게 여기는
이상의 집,
이곳은 그들이 말하는 것퍼럼
대다수의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리를 듣는다면 이보다 더
공포스러울 수 있을까

그들의 자산을 하나라도 더 가져가려고
치약까지 샅샅이 뒤져가며
그들의 처지를 비웃고
태연하게 유대인을 ‘태우는’ 시설을
어떻게 해야 더 효율적이게 운영할까를 논의하고
죄없는 사람들은 태연하게 죽이면서
수용소의 미적 경관을 위해 심어둔 라일락을,
훼손하는 일은 염려하는…

2차세계대전이 배경이긴 하지만
어째서인지 난 이게 결코 지난날의 일만이 아니라
지금도 일어나는 일들같다
저택내부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우리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삶으로 보이지만
대화를 들으면 알 수 있듯
사람은 그 이상적 삶을 추구하거나 지키기위해
타인이 희생되거나 짓밟히는걸
아무렇지도 않아하고
중요한 순간에는 사랑하는 사람도 나를 위헤
희생하는 수단으로 내놓기때문이다

조조래빗도 절망스러운 상황이지만
적어도 인간이 느껴지고
그게 촛불처럼 작은 희망일지라도
존재한다는걸 느끼게해주는데
이 영화는 어떤 의미에서는 폭력보다 끔찍히다
그리고 그 끔찍함은
지금 사회가 여전히 인간을 물건처럼 대하는데서
더 절실히 오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근래 본 영화중에
가장 역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현실적이기도 했다.
이처럼 메인 등장인물에 정이 하나도 안가기도
참 쉽지않은데
다른 의미로 감독의 역량에 감탄했다
(이 영화에서 특정 몰입되는 인물이 있다면
그것도 그거대로 문제라 생각한다…)

특히나 이 작품은
보여지는식의 연출이 잘 두드러져있어
그 잔혹함을 배가 되게해준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해바라기가 유독 해를 등지고 시든점, 그 뒤에 장미의 붉은 빛이 핏빛화면으로 변하는 점, 헨젤과 그레텔에 빗댄 점(오마주라 봐도 좋을정도인데, 과자 집이라는 곳은 겉보기에는
꿈속의 집같지만 실상은 마녀가 아이들을 잡아먹는 곳으로, 화면이 전환하며 어두운 곳에 있는 소녀또한 사람들을 살리기위해 위험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빛과 어둠의 대조를 역으로 사용해 오히려 어둠이 불안하긴해도 마음이 편하게 느껴지기까지한다.

또 이 영화를 보고나니
인간의 욕심이 존재하는 한
히틀러같은 인물이 다시 나올수도 있다는
경각심마저 드는터라,
(일론 머스크의 행동을 본뒤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절대 마음놓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권력만 있다면 그럴 수 있는 인물들
나치를 지지하는 인물들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으니

이 영화의 진가는 마지막 장면에 있으니
끝까지 꼭 보길바란다…
기승전개가 없더라도 몰입해서 볼 수 있다는걸
알려준 영화.
12세 미만 관람불가이지만
가장 잔혹했던 공포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