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인터스텔라에서 러닝타임상 생략되지만

비커무 2025. 1. 17. 10:18


작중 머피의 시간으로보면 지구에 있더라도 쿠퍼보다 더 힘들었을건 자명한 사실이다. 하나뿐인 가족과도 불화가 있었고, 모두가 네 아버지는 널 버리고 갔다, 살아돌아오지 않을거다고 부정적인 사실만을 말할테니까. 우리는 쿠퍼가 너머에서 중력방정식을 알려주었다는 사실을 알지만, 머피의 주변인들이 과연 그말을 믿을까? 아니, 머피는 이제 믿든 말든 더이상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은 분명히 아버지를 느꼈으니까. 그리고 그 믿음은 나이가 들어 죽기일보직전에, 시간을 멈춰두었을때까지도 지속되어 한번의 만남으로 모두 보상받게된다.

놀란은 왜 웜홀너머에서 메시지를 전하려던 쿠퍼를 처음에 ’귀신’으로 치부했을까. 여기에서 말한 과학은 아직은 미지의 경지로, 과학자인 킵손이 자문으로 참여했음에도 과학자들로부터 오류를 지적받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블랙홀과 시간여행’ 서문에서 킵손이 말했듯 이 모든건 아직 과정에 있으므로 확실한 정답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정답이 아니어도 연구할 가치는 있고 조금의 가능성도 무시할수는 없는 일이다.

믿을 수 없기에 ‘확실한 증거’를 요구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도리어 불확실한 것들에 대한 믿음은 어떤 원동력이 된다. 확실한 것들에 대해서는 굳이 힘을 보탤 까닭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류를 나아가게하는 힘이었고,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표현된다. 아버지와 지낸시간은 어린시절의 찰나로 짧지만 그때 느낀 사랑은 두사람을 구원하는 강력한 힘이 되어준다.

그러니 이 영화에서 사랑의 힘을 뜬금없다고 여기고 어떤 증거를 찾기보다 반대로 이걸 거북해할정도로 우리는 주변의 사랑을 얼마나 인식하지 못했나를, 그 크기를 경시한 것에 대해서 자조적인 태도를 보이는게 맞을 것이다. 사랑이 없기에, 사랑을 경시했기에 지금 세상이 이토록 혼란스러운게 아닐지? 사랑에 대한 믿음이 없기에 물질적인 것과 보이는 것에 연연하여 서로를 상처입히기까지 하는 세상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된것이 아니냔 말이다…

진정한 사랑에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 다만 사랑하는 상대가 마음으로 느끼고 나아갈 힘을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증거를 넘어서는 고귀한 가치를 얻게된다. 이것이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서로를 위한다면 사랑은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 제3자가 뭐라고하든…정말 그정도의 사랑이라면 어떤 위기가 오든 쉽게 지워지거나 끊어지지 않을테니까.

당장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힘들다면 평소 사랑하던 주변인들을 되돌아보거나 아니면 제일 가까운 사람을 먼저 사랑해주는 것도 나쁘지않다. 스스로를 제대로 사랑하는건 가장 쉬운듯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상상이상의 시너지를 내줄테니…

어쨌든 ‘사랑의 증거’란 말만큼 멍청한 말도 없는것 같다. 굳이 증거를 내세우며 타인에게 보일 필요도 없이 진심을 다한다면 제3자에게도 그 사랑은 보이기 마련이기에…그리고 누군가 자신의 사랑을 짓밟는다면 그건 그 사람이 제대로 사랑을 한적이 없다는 소리이기도 하니 상대안하는 것이 본인의 심신건강에도 좋을것이다.